2008년 05월 28일
쓸쓸한날에
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.
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
더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
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
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
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을 가끔씩
그래, 아주 가끔씩은 그대에게 알리고 싶다.
여전히 의심이 많아서
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
더러운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
그대에게 들려주어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.
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
한 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놓지만
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
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
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어 귀를 연다.
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타전(打電)할지 모르므로.
-강윤후
# by | 2008/05/28 16:44 | 글들 | 트랙백 | 덧글(0)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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